쓰고 싶지 않은 주제다. 입에 담는 자체가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1-2-3-4등 신부감 발언'의 경우는 ‘불감’의 전형이고
신지호 의원의 “나가세요, 업무방해죄로 고발합니다”는 ‘냉혈’의 전형이다.

나경원 의원 뉴스가 며칠 동안 언론을 달구고, 신지호 의원 뉴스는 그냥 덮어가는 분위기지만, 내 경우는 신지호 의원의 행태에 더 분이 끓었다.

나경원 발언은 ‘자존심’ 이슈이고 ‘품격’의 문제이지만,
신지호 행태는 ‘진실’ 이슈이고 ‘생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지호 의원은 피맺힌 부모에게 그렇게 했다. 냉혈한이 아니면 어찌 그럴 수 있는가. 애원하고 울부짖는 사람이 당장 앞에(문밖에) 있는데, 더구나 자식을 잃은 그것도 국가를 위해 군무에 봉사하다 먼저 간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를 두고 어찌 그럴 수 있는가. 오래된 일도 아니고 지난 몇 년 동안 일어난 죽음들이다. 신지호 의원 자신이 그 입장이 되어보라. 왜 자식이 군대에서 죽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지 않겠는가?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그래, 신지호 의원이 ‘의문사 진상규명이나 과거사 진실 밝히기를 하나의 위원회로 통합한다’는 것을 그의 정치적 소신에 의해 추진한다고 하자. 적어도 이 입법 발의 안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 고민하고 혹시 부작용이 없는지 피해 받을 사람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 피해 당사자들이 민원을 제기해주니 너무 고마운 일 아닌가. 찾아가지 않아도 와서 설명해주고 자료를 전달해 준다니 의정활동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그런데 그렇게 피 맺힌 사연을 들어 주지조차 않을 이유가 뭔가. 뭐가 두려운 건가. 민원인 숫자가 너무 많다고 해서 대표만 4명 남겼는데 그리고도 면전에서 문을 닫는, ‘3분만...’ 하고 애원하는 민원인에게 ‘업무방해죄’를 거론하고 ‘고발’이라는 말을 써야 하는 이유가 뭔가.
 

나경원 발언 사건은 ‘여교사 비하, 미혼-비혼-이혼 여성 비하’일 뿐 아니라 ‘뭐든지 등수 매기는 천박함’을 드러낸다. 그런 농담은 어떤 자리에서 하지조차 않아야 하며, 누가 그런 농담을 하면 그 문제점을 지적해주어야 한다.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솔직히 나는 이 시중의 농담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너무 무심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 앞에서 이런 농담을 했다가는 ‘뼈도 못추리리라(? ^^)’는 것을 알아서였을 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그 농담을 들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조목조목 논리를 들이대지 않을까? (혹시 ‘어르신들’이 이런 농담을 하시면 할 수없이 자리를 피할 지도 모릅니다만, 제 성격에는 그렇지도 않을 것 같군요.^^ 가끔 그 어려운 시부모님과도 논쟁을 벌이곤 하니까요. 주로 ‘지역주의’와 ‘종교’와 ‘부동산’과 ‘남녀차별’과 ‘출세’와 ‘아이들 교육방식’에 대해서랍니다.^^)

대응하는 방식은 부지기수로 많을 것이다.

“그런 농담 적절치 않지요.”
“그런 농담 들으면 상처받을 사람들 많아요.”
“농담 치고는 격이 낮네요.”

“어떻게 ‘선생님’들까지 등수로 나눠요?”
“아니, 신랑감도 그렇게 등수 매기나요?”
“왜 이렇게 등수 매기기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선생님들 모욕할 일 있나요?"

이런 말을 안하면서도 ‘분위기’로 상대가 적절치 않음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렇게 하는 자체가 ‘씁쓸’하게 되지만 말이다.
(위의 사친처럼 경남여성지도자협회는 플래카드까지 걸고 시중의 농담을 거론했을 뿐이며 비하가 아니다라는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이 자체도 씁쓸하다. 어떻게 그런 농담을 공석에서 할 수 있는가? 사석에서도 적합지 못한데... 그만큼 가치관의 차이가 큰 건가?) 
 

당사자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앞으로 어떤 행각을 할까? 적어도 ‘자존심과 진실’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를, 적어도 ‘속 품격 지키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깨달았기를, 적어도 ‘남의 피눈물 더 흘리게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를 바란다.

물론 이들은 대표 공인이므로 공적으로 그들의 깨달음과 반성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나경원 의원은 더구나 거대여당의 정책조정위원장까지 맡고 있으니 공식적으로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할 것이며,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다면 더욱 좋다.

신지호 의원이 일부러라도 그 민원인들을 찾아가서, 아니면 별도의 방문 약속을 잡아서 면담한다는 뉴스를 들으면 오죽 좋을까. 설마 현실 정치인들이니 ‘립 서비스’든 ‘페인트 반성’이든, 뭔가 하긴 하지 않을까? 그저 없던 일로 넘어가려들진 않기를 바란다.

‘불감’과 ‘냉혈’, 수시로 당하는 일이다.
당할 때 우리는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불감증’과 ‘냉혈증’은 고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리고 그 너머, ‘연민’을 그리며...

*** 081120 새벽 김진애 , ‘연민, sympathy'에 대해서.  

별로 쓰고싶지 않은 주제였습니다. ‘나경원 발언’에 며칠 동안 저도 분노가 치밀었지만, 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지호 사건’까지 덮치니...

나경원 의원은 그 ‘표정없는 인형 자태’와 ‘방관자적인 대변인’ 자세가 특징이지요. ‘상대적으로 낫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마는...후보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장애아 낙태’ 발언이 있을 때, 어찌 한 자리에서 그리 참을 수 있을까, 속으로 안쓰러워했는데, ‘주어가 없다’는 발언에 이르러 전형적으로 ‘출세 지향적 남성’들이 하는 작태를 따라하는 모습에서 참 기가 막혔었습니다. 이런 남성들이 워낙 많은데 여성들은 그런 일을 고쳐줘야 하는 책임을 가지는 것 아닐까요?  '사회 후발주자'의 책임의식이라 생각합니다. (사진: 연합뉴스 출처)

정치인의 자격요건이 여럿 있겠습니다마는, 첫 번 째 자격은 ‘연민(sympathy)’, 다시 말하면 ‘역지사지 할 수 있는 능력’ 아닐까요? 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능력, 그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열정이지요. 제가 너무 순진한가요? 하지만 바로 그 ‘sympathy'의 능력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태어날 수 있었는데요.

정치인들, 연민의 힘을 믿으세요.
동정과 다릅니다. 시혜적인 태도와 다릅니다.
동병상련할 수 있는 마음, 역지사지 할 수 있는 능력,
정치인을 정치인답게 합니다.
‘꾼’보다는 ‘인’이 되고 싶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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