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개정론과 폐지론을 둘러싸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면 가슴이 갑갑해진다. ‘사심 가득한 갈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정책 효과에 대한 고민’은 어디 있는가?

“종부세를 어떻게 하면 깎아주지? 1가구 1주택의 종부세를 어떻게 하면 빨리 또 많이 줄이지? 어떻게 하면 종부세를 없애지? 또는 어떻게 하면 종부세를 있는둥마는둥 하게 만들지?” 에만 온 신경이 가있는 게 여실히 보인다. 안 그래도 요새처럼 국가적 경제위기와 민생위기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종부세 환급 만큼은 그렇게도 신속히 또 친절하게 행정처리’하는 정부가 한심하기도 하지만, 이미 강만수 장관이 ‘만반의 준비 완료’라고 헌재 판결 전에 국회에서 이미 공언했는데 영혼 잃은 공무원들이 어떡하겠는가? 속으로 한심해도 시키는 대로 할밖에...

과연 이것이 국정과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정치인, 관료들이 가져야 할 자세인가? 머리에 주판알만 튕기고 눈을 사방으로 굴리며 이권 눈치만 보는 시정 소인배들이 모인 것과 무에 다른가? 사실 시정의 기업인들도 이보다는 훨씬 더 낫다. 정부 A안, 정부 B안, 한나라 A안, 한나라 B안 하는 식으로 늘어놓고 뺑뺑이라도 돌리려나? 도대체 무슨 원칙과 무슨 기준으로 정책과 제도를 손대는지 ‘정책 명분’을 세워야 할 것 아닌가. 총론과 원론은 없이 ‘이기적 각론’만 무성한 정부여당, 한숨만 나온다.

이번 헌재 판결을 반가워했던 정부여당은 헌재 판결의 정신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바란다. ‘세대합산 위헌’과 ‘1가구 1주택 헌법 불일치’ 부분에만 반색을 했지, 종부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세 부담도 정당하다고 한 헌재 판결에는 왜 귀를 막는가? 조목조목 짚어보자면...

첫째, 헌법재판소는 종부세의 입법 목적을 합헌이라고 하였다.

뜻? 종부세의 입법 목적을 채울 수 있는 다른 제도 마련 없이 종부세를 폐지하려는 자체가 위헌적 사고라 아니할 수 없다. 종무세의 입법 목적을 고사시키는 개정안으로 무력화시키고 결국 별로 유효하지 않으니 폐기해야 한다는 식으로 할 것이 뻔하게 보인다.

둘째, 헌법재판소는 종부세 입법의 보유세 강화 목적을 합헌이라고 하였다. 세부담도 부당하지 않아 합헌이라고 하였다. 

뜻? 보유세 합리화를 어떻게 할지, 조세저항을 줄이면서도 어떻게 뿌리내릴지 대안을 먼저 세워야 한다. 종부세 세율을 무턱대고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일부 가구들에 대해서는 납부유예 등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셋째, 헌법재판소는 종부세의 지방재정 배분 목적을 합헌이라고 하였다.

뜻? 지방재정 확보 방안 없이 종부세를 무작정 줄이려 들면 안된다는 뜻이다. 종부세가 줄어들면(현재 예측 내년도 최소 1조) 지방재정이 심각한 타격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했는데, 헌재 판결 이후에야 지자체들이 본격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여하튼 종부세를 줄이려거든 지금이라도 지방재정 확보방안을 내놓으라.

넷째, 헌법재판소는 헌법불일치라 판결 내린 ‘1가구 1주택’ 사안에 대해서 내년까지 말미를 주었다.

뜻? 서두르지 말라는 뜻이다. 제대로 따져보고, 다른 법과의 상충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고 제도를 고치라는 뜻이다. 벌써 장기보유면 감면해준다는 안이 무성한데, 과연 그것이 ‘대물세’인 종부세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재정부조차 지적하고 있다. 이웃 아파트는 오래 살았으니 종부세 안내고 우리 아파트는 산지 얼마 안되었으니 종부세 낸다면, 주민들이 얼마나 한심하겠는가? 과연 이것이 보유세를 현실화하여 부담능력 없는 가구가 부동산을 그대로 안고 살려는 문제를 보완하고자 한 종부세의 입법 목적에 맞는가?

3년을 장기보유로 본다? 얼마나 웃을 일인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일언지하에 ‘3년은 장기 보유 아니다’라고 했는데,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섯째, 헌법재판소는 ‘세대합산’에 대해서 위헌 판결을 내려주었다.

뜻? 이 위헌 사안은 ‘의견이 얽힌’ 사안이지만, ‘개인별산’제인 민법과의 정합성을 지키라고 한 셈이다. 잊지 말자. 참여정부의 2005년 종부세 법안은 원래 ‘개인별산 부과 방식’이었는데,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세대 합산’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적어도 이제부터 ‘1가구 1주택’이라는 개념을 쓰는 모든 정책과의 정합성을 정부여당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ultimatum'이다.

뜻? 안달 부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위헌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국민설명을 통해 환급이면 환급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 환급 과정 자체도 적법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가 나서서 조기환급 운운하지 말고 적법하게 하는지 아닌지를 따져야 하는 것이 국회의 몫이다.

‘1가구 1주택’ 부분에 대해서 법 개정을 빨리해서 올해부터 적용하겠다 라는 식의 조급증은 곤란하다. 법 절차가 먼저이고 다음이 행정 절차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의 힘을 존중하라.  


***

마지막으로 정부 여당에게 부탁할 말.
제발 체신 좀 지켰으면 좋겠다. '대인인척'이라도 해다오.

속으로 아무리 소인배처럼 주판 알 튕기더라도, 겉으로 만큼은 헌법 정신, 조세정의, 조세형평성, 조세효과, 지방재정의 원칙을 고민하는 대인인척이라도 해다오.(대인인척 하면 대인이 될 확률이 생긴다는 믿음으로). 재경부 관료가 나서서, 한나라당 의원이 나서서 '증여하면 돈 더든다'는 말을 거리낌없이 하는 짓은 하지 말아다오. 어차피 그렇게 잔머리 굴리는 것은 시장에서 일어나게 마련이다. 

종부세 내고 싶어도 못내는 98%의 국민들의 가슴까지 피멍을 들게 하지 말라. 국가가 위기라서 ‘온 국민이 합심하여 양동이며 주전자며 사발에 물 퍼다 줬더니, 그들끼리 목욕을 하려든다’는 어느 네티즌 댓글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물 한 사발에 목마른 98% 국민들 앞에서
물 철철 넘치는 따뜻한 욕조 물에 몸 담그고 콧노래 부르는 2%만을
위해서 열공을 다해 일하는 이명박 정부와 거대 한나라당
으로 
보이지 않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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